‘더 문’ – 신파를 위해 짜내는 위기, 과시를 위해 늘어놓는 효과

<더 문(The Moon)> (2023/08/05: CGV송파) <더 문(The Moon)> (2023/08/05: CGV송파)

‘더 문’은 서사 구조보다 효과 과시가 앞서면 어떤 광경이 펼쳐질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용화’ 감독은 흥행에 실패한 <미스터 고> 이후에도 시각 효과로 가득했던 <신과 함께> 2편에서 완벽한 재기전을 치른 적이 있는데, 사실 그때는 다행히도 ‘주호민’의 탄탄한 원작이 그런 시각 기술을 하방에서 받쳐주는 경우에 해당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이 달을 향해 유인 탐사선을 쏘아 올리는 이야기를 한 번 만들어볼까?’라는 단계에서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이번 영화의 각본은 극에 긴장이나 탄력을 일절 부여하지 못한 채 편의적인 화면만 나열하기 일쑤였습니다. 당연히 각본이 허술하기 때문에 아무리 우주에서 펼쳐지는 위기와 도전을 화려한 효과로 장식한다 해도 그것이 흥미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화면은 눈뿐만 아니라 머리와 가슴으로도 쫓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 문’은 서사 구조보다 효과 과시가 앞서면 어떤 광경이 펼쳐질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용화’ 감독은 흥행에 실패한 <미스터 고> 이후에도 시각 효과로 가득했던 <신과 함께> 2편에서 완벽한 재기전을 치른 적이 있는데, 사실 그때는 다행히도 ‘주호민’의 탄탄한 원작이 그런 시각 기술을 하방에서 받쳐주는 경우에 해당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이 달을 향해 유인 탐사선을 쏘아 올리는 이야기를 한 번 만들어볼까?’라는 단계에서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이번 영화의 각본은 극에 긴장이나 탄력을 일절 부여하지 못한 채 편의적인 화면만 나열하기 일쑤였습니다. 당연히 각본이 허술하기 때문에 아무리 우주에서 펼쳐지는 위기와 도전을 화려한 효과로 장식한다 해도 그것이 흥미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화면은 눈뿐만 아니라 머리와 가슴으로도 쫓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치열한 고민을 통해 서사에 자연스러운 높낮이를 만들어내는 쪽보다는 마치 함정을 파놓는 것처럼 요소마다 쉽게 신파에 의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사실 왜 대한민국이 달에 발사체를 쏘아 올려야 했는지를 인터뷰에서 설명하는 도입부부터 애국 마케팅에 열을 올리던 극은 모든 이야기가 끝난 뒤 에필로그에서도 유품을 이용해 관객의 눈물샘을 공략하는 방식을 차마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심지어 이런 신파가 개연이나 설정 측면에서 특별히 잘 기획된 것도 아니어서 극 후반부 ‘재국(설경구 분)’이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는 장면과 같은 몇몇 지점에서는 관객들을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합니다. ‘김래원’을 카메오로 소비해도 될 정도로 좋은 배우들을 많이 긁어모아놓은 작품들이 신기할 정도로 연기 측면에서 계속 깡마른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 역시 이런 극본의 태부족 때문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치열한 고민을 통해 서사에 자연스러운 높낮이를 만들어내는 쪽보다는 마치 함정을 파놓는 것처럼 요소마다 쉽게 신파에 의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사실 왜 대한민국이 달에 발사체를 쏘아 올려야 했는지를 인터뷰에서 설명하는 도입부부터 애국 마케팅에 열을 올리던 극은 모든 이야기가 끝난 뒤 에필로그에서도 유품을 이용해 관객의 눈물샘을 공략하는 방식을 차마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심지어 이런 신파가 개연이나 설정 측면에서 특별히 잘 기획된 것도 아니어서 극 후반부 ‘재국(설경구 분)’이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는 장면과 같은 몇몇 지점에서는 관객들을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합니다. ‘김래원’을 카메오로 소비해도 될 정도로 좋은 배우들을 많이 긁어모아놓은 작품들이 신기할 정도로 연기 측면에서 계속 깡마른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 역시 이런 극본의 태부족 때문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파를 위해 쥐어짜는 위기뿐만 아니라 과시를 위해 늘어놓는 효과도 전혀 처음 보는 광경이 결코 아닙니다. 달에 안착한 탐사선이 중력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과정에서는 <마션>이, 그리고 고장 난 선체를 고치기 위해 우주비행사들이 유영하는 장면에서는 <그래비티>가 각각 떠오르게 될 것입니다. 일련의 이 시퀀스들은 기본적으로 생환이라는 공통분모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특히 비슷해 보일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잘 생각해보면 감동으로 버무린 ‘더 문’의 애국 내러티브도 어떤 면에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종종 걸리곤 하는 ‘팍스 아메리카나’의 깃발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요. 다만 결국 문제 해결을 전 우주적 화합을 빌미로 대충 다른 나라에 전가하는 이 이야기가 과연 초반에 주체적인 애국 방식을 주창하며 깃발을 흔들던 그 영화의 태도인가 싶기도 한데요. 신파를 위해 쥐어짜는 위기뿐만 아니라 과시를 위해 늘어놓는 효과도 전혀 처음 보는 광경이 결코 아닙니다. 달에 안착한 탐사선이 중력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과정에서는 <마션>이, 그리고 고장 난 선체를 고치기 위해 우주비행사들이 유영하는 장면에서는 <그래비티>가 각각 떠오르게 될 것입니다. 일련의 이 시퀀스들은 기본적으로 생환이라는 공통분모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특히 비슷해 보일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잘 생각해보면 감동으로 버무린 ‘더 문’의 애국 내러티브도 어떤 면에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종종 걸리곤 하는 ‘팍스 아메리카나’의 깃발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요. 다만 결국 문제 해결을 전 우주적 화합을 빌미로 대충 다른 나라에 전가하는 이 이야기가 과연 초반에 주체적인 애국 방식을 주창하며 깃발을 흔들던 그 영화의 태도인가 싶기도 한데요.

 

 

더 문 감독, 김용화 출연,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 박병은, 조한철, 최병모, 홍승희 개봉 2023.08.02. 더 문 감독, 김용화 출연,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 박병은, 조한철, 최병모, 홍승희 개봉 202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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