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무리 숲의 여유로운 나날」 – 미우라 시온 : 신무리 마을 사람들과 신무리 임업연수생들의 나날

느릿느릿 숲의 완만한 나날 저자 미우라 시온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발매 2012.04.21。 느릿느릿 숲의 완만한 나날 저자 미우라 시온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발매 2012.04.21。

「신무리 숲의 완만한 나날」- 미우라 시온: 신무리 마을 사람들과 신무리 임업연수생들의 나날 리뷰 줄거리 결말 「신무리 숲의 완만한 나날」- 미우라 시온: 신무리 마을 사람들과 신무리 임업연수생들의 나날 리뷰 줄거리 결말

내가 좋아하는 미우라 시온씨의 책이다. 오랜만에 읽는 미우라 시온씨의 장편소설이었는데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이전에 읽었던 미우라 시온 씨의 많은 책 내용이 다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도 작가님의 소설을 하나같이 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오랜만에 읽으면서도 기대가 컸다. 내가 좋아하는 미우라 시온씨의 책이다. 오랜만에 읽는 미우라 시온씨의 장편소설이었는데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이전에 읽었던 미우라 시온 씨의 많은 책 내용이 다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도 작가님의 소설을 하나같이 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오랜만에 읽으면서도 기대가 컸다.

미우라 시온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생동감이다. 소설의 경우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치고 개성이 강하다. 그리고 그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지만 그렇게 매력적인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도 남다르다. 이 소설은 도시 출신 주인공인 맛아리가 없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사회초년생 유키가 감사리 마을에 임업연수생으로 갔던 1년을 회상하면 쓴 일기 형식으로 진행된다. 미우라 시온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생동감이다. 소설의 경우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치고 개성이 강하다. 그리고 그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지만 그렇게 매력적인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도 남다르다. 이 소설은 도시 출신 주인공인 맛아리가 없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사회초년생 유키가 감사리 마을에 임업연수생으로 갔던 1년을 회상하면 쓴 일기 형식으로 진행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적당히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학교 성적도 우울한 편이고 공부도 좋아하지 않았다. 부모든 선생님이든 일단 대학에 진학하라고 권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제대로 된 곳에 취직할 생각도 없었다. 아직 어린 나이에 인생을 결정해야 한다는 게 왠지 어색했다. 그래서 졸업식 당일까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생 생활을 했다. “이러다 불안하다.” “일자리를 제대로 잡지 않으면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나도 잠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고, 주위 사람들에게 충고도 들었다. 하지만 수십 년 후의 미래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그래서 되도록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나는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머릿속으로 대충 그 정도의 생각을 했을 뿐이다. 졸업을 한 다음날 이후에도 아무런 변함이 없을 것이고, 그저 그런 하루하루가 나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졸업식을 마치고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담임인 구마가이 선생님이 말했다. “이봐, 유키. 너의 취직처를 정해 놓은 거야」나는 취직을 부탁한 기억이 없었다. 그래서 당황하며 이렇게 대답했다. “네? 설마 농담이겠죠?” 농담도 유머도 아니었다. 담임선생님께 이끌려 집으로 돌아오니 벌써 내 방은 엄마의 것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인터넷으로 구입한 뒤 지금까지 사용하지도 않은 건강기구 등이었다. 갈아입을 옷과 소지품은 이미 마을로 보냈다. 가서 마을 사람들 말 잘 듣고 열심히 일해. 아, 이거는 아빠가 주는 거야. ” 감사리? 도대체 어디야… 회사에 출근한 아버지가 줬다는 흰 봉투를 받은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봉투 겉면에는 축하금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고 안에는 3만엔이 들어 있었다. 단돈 3만엔 가지고 뭘 어쩌라는 거야. “말도 안 돼!” 나는 정말 화가 났다. “너무하잖아, 이건 약자에 대한 횡포라고.” “그냥 달만이가 안 자.” 엄마가 손에 든 노트를 펼쳐 읽었다. 창문 틈으로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 내가 쓴 시집이다! 나는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 쳇, 책상 서랍에 숨겨두었는데 제멋대로 꺼내 보다니! “이리 내놔!” “이것을 복사해서 네 친구에게 나눠주고 싶어. 아시면 조용히 가사로 떠나세요. 감성에 민감한 10대 아들에게 이토록 처참한 형벌을 내릴 줄이야. 피도 눈물도 없는 저승사자의 어머니다. 지금도 그때 장면을 떠올리면 역시 화가 난다. “쓸만하네, 그냥 달만 잠이 안 와.” 옆에서 담임 선생님이 웃었다. 걱정하지 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테니까. 지구상에서 인류라는 종족은 멸망했어야 했다. 어머니의 계략에 말려든 나는 끔찍한 심정으로 집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 월급이 줄었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어머니는 한시라도 빨리 내가 독립하기를 바랐다. 그 무렵 공교롭게도 근처에 사는 형 부부가 아이를 낳았다. 엄마는 첫 손자에게 푹 빠져서 나 같은 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거야. 게다가 아버지는 어머니의 말대로 따르는 공처가였다. 언젠가는 아빠도 집에서 쫓겨날지 모른다.-p.12~14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적당히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학교 성적도 우울한 편이고 공부도 좋아하지 않았다. 부모든 선생님이든 일단 대학에 진학하라고 권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제대로 된 곳에 취직할 생각도 없었다. 아직 어린 나이에 인생을 결정해야 한다는 게 왠지 어색했다. 그래서 졸업식 당일까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생 생활을 했다. “이러다 불안하다.” “일자리를 제대로 잡지 않으면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나도 잠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고, 주위 사람들에게 충고도 들었다. 하지만 수십 년 후의 미래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그래서 되도록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나는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머릿속으로 대충 그 정도의 생각을 했을 뿐이다. 졸업을 한 다음날 이후에도 아무런 변함이 없을 것이고, 그저 그런 하루하루가 나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졸업식을 마치고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담임인 구마가이 선생님이 말했다. “이봐, 유키. 너의 취직처를 정해 놓은 거야」나는 취직을 부탁한 기억이 없었다. 그래서 당황하며 이렇게 대답했다. “네? 설마 농담이겠죠?” 농담도 유머도 아니었다. 담임선생님께 이끌려 집으로 돌아오니 벌써 내 방은 엄마의 것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인터넷으로 구입한 뒤 지금까지 사용하지도 않은 건강기구 등이었다. 갈아입을 옷과 소지품은 이미 마을로 보냈다. 가서 마을 사람들 말 잘 듣고 열심히 일해. 아, 이거는 아빠가 주는 거야. ” 감사리? 도대체 어디야… 회사에 출근한 아버지가 줬다는 흰 봉투를 받은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봉투 겉면에는 축하금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고 안에는 3만엔이 들어 있었다. 단돈 3만엔 가지고 뭘 어쩌라는 거야. “말도 안 돼!” 나는 정말 화가 났다. “너무하잖아, 이건 약자에 대한 횡포라고.” “그냥 달만이가 안 자.” 엄마가 손에 든 노트를 펼쳐 읽었다. 창문 틈으로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 내가 쓴 시집이다! 나는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 쳇, 책상 서랍에 숨겨두었는데 제멋대로 꺼내 보다니! “이리 내놔!” “이것을 복사해서 네 친구에게 나눠주고 싶어. 아시면 조용히 가사로 떠나세요. 감성에 민감한 10대 아들에게 이토록 처참한 형벌을 내릴 줄이야. 피도 눈물도 없는 저승사자의 어머니다. 지금도 그때 장면을 떠올리면 역시 화가 난다. “쓸만하네, 그냥 달만 잠이 안 와.” 옆에서 담임 선생님이 웃었다. 걱정하지 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테니까. 지구상에서 인류라는 종족은 멸망했어야 했다. 어머니의 계략에 말려든 나는 끔찍한 심정으로 집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 월급이 줄었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어머니는 한시라도 빨리 내가 독립하기를 바랐다. 그 무렵 공교롭게도 근처에 사는 형 부부가 아이를 낳았다. 엄마는 첫 손자에게 푹 빠져서 나 같은 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거야. 게다가 아버지는 어머니의 말대로 따르는 공처가였다. 언젠가는 아빠도 집에서 쫓겨날지도 몰라.-p.12~14

무기력한 아메바(?!)와 같은 사회인이 된 지 얼마 안 된 유키는, 이렇게 해서 마음대로 가게 되었다. 본인의 의사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대단한 담임선생님과 어머니의 합작품이다. (하하) 하지만 나중에 유키는 담임선생님과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절이라도 해야해. 이처럼 본인의 의지 따위는 하나도 없는 상태로 떠내려가듯, 감사리에게 등을 떠밀려 가게 되었으니, 감사리가 그곳에서의 임업연수생의 지위가 유키의 마음에 들 리 없는 것은 당연했다. 어느덧 봄이 다가오고 내리는 눈도 습기가 많고 무겁다. 밤이 되면 이불 속에 있어도 산에서 나무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지지지지, 지지지지. 선명하고 날카로운 맑은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당장이라도 산으로 뛰어올라 어린 나무에 쌓인 눈을 털어내고 싶다. 그러나 산에는 나무가 수없이 많다. 내 어설픈 솜씨로는 몇 년이 걸려도 눈의 무게에 휘어진 어린 나무를 세울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생각에 뒤척이고 있는데, 화장실에 가려고 내 방을 달리던 요키가 “나나나”라고 덧붙인다. “네가 안절부절못해도 뾰족할 수 없으니 어서 자거라.” 맞는 말이다. 눈의 무게 때문에 부러지는 나무가 있어도 임업을 하는 이상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모든 나무가 계획대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니까. 눈에 부러지는 나무도 살아 있는 존재이고,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열심히, 정확하게, 신속하게 눈을 치우는 사람도 살아 있는 존재다. 나무는 소리를 지를 수도 없고 움직일 수도 없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살아 움직인다. 그런 나무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바로 이 일이다. 나는 감사리에 온 지 1년이 지나서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처음엔 멀었다. 그때는 산에서 들려오는 나무 부러지는 소리를 듣고 조금 슬펐다. 나무 부러졌어. 어쩌지? 이런 감정이 담긴 슬픔은 아니었다. 어쩌지? 내일 또 눈을 치워야 해? 이런 한심한 슬픔이었다. 첫날 첫 작업에서 눈 치우기에 실패한 충격은 컸다. 비탈을 요란하게 굴러 요키의 비웃음을 사고 난 뒤에는 마음이 크게 위축되었다. 만약 굴러 떨어져 바위에 부딪쳤다면 죽었을지도 모른다. 밟기조차 어려운 경사면에서의 작업이 너무 두려워 엉거주춤 로프를 잡아당겨야 했다. 내가 뭐든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비참한 생각이 들었다. 강제로 이런 곳에 끌려와 창피를 당하다니. 괜히 화가 났다. 하지만 실제로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한심했다. 후회든 분노든 사실은 한심한 나 자신을 피하기 위해 생긴 감정일 뿐이었다-p.4042 무기력한 아메바(?!)와 같은 사회인이 된 지 얼마 안 된 유키는 이렇게 마음대로 가게 되었다. 본인의 의사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대단한 담임선생님과 어머니의 합작품이다. (하하) 하지만 나중에 유키는 담임선생님과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절이라도 해야해. 이처럼 본인의 의지 따위는 하나도 없는 상태로 떠내려가듯, 감사리에게 등을 떠밀려 가게 되었으니, 감사리가 그곳에서의 임업연수생의 지위가 유키의 마음에 들 리 없는 것은 당연했다. 어느덧 봄이 다가오고 내리는 눈도 습기가 많고 무겁다. 밤이 되면 이불 속에 있어도 산에서 나무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지지지지, 지지지지. 선명하고 날카로운 맑은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당장이라도 산으로 뛰어올라 어린 나무에 쌓인 눈을 털어내고 싶다. 그러나 산에는 나무가 수없이 많다. 내 어설픈 솜씨로는 몇 년이 걸려도 눈의 무게에 휘어진 어린 나무를 세울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생각에 뒤척이고 있는데, 화장실에 가려고 내 방을 달리던 요키가 “나나나”라고 덧붙인다. “네가 안절부절못해도 뾰족할 수 없으니 어서 자거라.” 맞는 말이다. 눈의 무게 때문에 부러지는 나무가 있어도 임업을 하는 이상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모든 나무가 계획대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니까. 눈에 부러지는 나무도 살아 있는 존재이고,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열심히, 정확하게, 신속하게 눈을 치우는 사람도 살아 있는 존재다. 나무는 소리를 지를 수도 없고 움직일 수도 없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살아 움직인다. 그런 나무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바로 이 일이다. 나는 감사리에 온 지 1년이 지나서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처음엔 멀었다. 그때는 산에서 들려오는 나무 부러지는 소리를 듣고 조금 슬펐다. 나무 부러졌어. 어쩌지? 이런 감정이 담긴 슬픔은 아니었다. 어쩌지? 내일 또 눈을 치워야 해? 이런 한심한 슬픔이었다. 첫날 첫 작업에서 눈 치우기에 실패한 충격은 컸다. 비탈을 요란하게 굴러 요키의 비웃음을 사고 난 뒤에는 마음이 크게 위축되었다. 만약 굴러 떨어져 바위에 부딪쳤다면 죽었을지도 모른다. 밟기조차 어려운 경사면에서의 작업이 너무 두려워 엉거주춤 로프를 잡아당겨야 했다. 내가 뭐든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비참한 생각이 들었다. 강제로 이런 곳에 끌려와 창피를 당하다니. 괜히 화가 났다. 하지만 실제로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한심했다. 후회든 분노든 사실은 한심한 나 자신을 피하기 위해 생긴 감정일 뿐이었다-p.40~42

불이 환하게 켜진 사장님 집에서 산타의 무사 귀환을 축하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축제를 열었다. 사부로(三三郎) 영감이 구겨진 뱃가죽에 재미있는 얼굴을 그려 넣고 춤을 추었다. 야마네 아저씨는 자신 있는 노래를 불렀고, 시게 씨는 박자도 못 맞추는 손뼉을 쳤다. 미키의 부모님이 사장님에게 정말 잘됐다고 했어. 요키는 미키로부터 너도 가끔은 도움이 된다는 칭찬을 듣고 기분 좋게 술잔을 마셨다. 이와오씨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좌중의 구석에서 요리를 먹었다. 나는 그 옆에 앉아 아저씨의 컵에 맥주를 따랐다. “너도 마셔” “아니요. 아직 미성년자라서. 그냥 차 마실래요” “혼자서 죄송하지만” 둘이서 잠시 다른 이들이 펼치는 여흥을 바라봤다. 산타는 이미 잤다. 유코(裕子子)가 재우고 있는지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저씨는 산이 무섭지 않아요? 왜? 산신령을 데리고 갔다면서요? 자칫 집에 못 갈 수도 있었잖아요 「그런 생각 해 본 적 없어」라고 이와오 아저씨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산신령이 데려갔든 아니든 산은 무서운 존재다. 산에서 일을 하다가 갑자기 날씨가 나빠져서 조난을 당한 적도 있다. 그래도 나는 산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산신령의 축복으로 생명을 얻은 몸이니 산에서 살다 산에서 죽는 것이 마땅하다.”고 놀라워했다. 흩어짐은 단순한 게 아니라 아저씨의 삶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이런 말을 하는 어른은 내 주위에 없었다. 아저씨의 말투도 담담했다. 본받고 싶다. 나에게도 언젠가 산에서 살고 산에서 죽고 싶은 날이 올까. 연회는 새벽녘에야 끝났다. 시게 할머니는 미키 등에게 업혀 나는 술에 취한 요키를 간신히 부축해 집으로 돌아갔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이야” 미키는 가까스로 작업화를 벗기고 거실에 눕힌 요키의 엉덩이를 발로 가볍게 걷어찼다. 요키(ヨキーは)는 아직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너무 피곤해서 이불 속에 들어가는 것도 힘들었어. 수도승 같은 옷차림 그대로 쓰러져 해가 뜰 때까지 잠이 들었다. 산타(サンタは,)는 그 후 심하게 열이 나서 3일 동안 잠을 잤다. 그러나 곧 예전보다 건강해져서 지금은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 산신령과 만나는 과정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p.110~112 불이 환하게 켜진 사장님 댁에서 산타의 무사귀환을 축하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축제를 열었다. 사부로(三三郎) 영감이 구겨진 뱃가죽에 재미있는 얼굴을 그려 넣고 춤을 추었다. 야마네 아저씨는 자신 있는 노래를 불렀고, 시게 씨는 박자도 못 맞추는 손뼉을 쳤다. 미키의 부모님이 사장님에게 정말 잘됐다고 했어. 요키는 미키로부터 너도 가끔은 도움이 된다는 칭찬을 듣고 기분 좋게 술잔을 마셨다. 이와오씨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좌중의 구석에서 요리를 먹었다. 나는 그 옆에 앉아 아저씨의 컵에 맥주를 따랐다. “너도 마셔” “아니요. 아직 미성년자라서. 그냥 차 마실래요” “혼자서 죄송하지만” 둘이서 잠시 다른 이들이 펼치는 여흥을 바라봤다. 산타는 이미 잤다. 유코(裕子子)가 재우고 있는지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저씨는 산이 무섭지 않아요? 왜? 산신령을 데리고 갔다면서요? 자칫 집에 못 갈 수도 있었잖아요 「그런 생각 해 본 적 없어」라고 이와오 아저씨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산신령이 데려갔든 아니든 산은 무서운 존재다. 산에서 일을 하다가 갑자기 날씨가 나빠져서 조난을 당한 적도 있다. 그래도 나는 산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산신령의 축복으로 생명을 얻은 몸이니 산에서 살다 산에서 죽는 것이 마땅하다.”고 놀라워했다. 흩어짐은 단순한 게 아니라 아저씨의 삶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이런 말을 하는 어른은 내 주위에 없었다. 아저씨의 말투도 담담했다. 본받고 싶다. 나에게도 언젠가 산에서 살고 산에서 죽고 싶은 날이 올까. 연회는 새벽녘에야 끝났다. 시게 할머니는 미키 등에게 업혀 나는 술에 취한 요키를 간신히 부축해 집으로 돌아갔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이야” 미키는 가까스로 작업화를 벗기고 거실에 눕힌 요키의 엉덩이를 발로 가볍게 걷어찼다. 요키(ヨキーは)는 아직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너무 피곤해서 이불 속에 들어가는 것도 힘들었어. 수도승 같은 옷차림 그대로 쓰러져 해가 뜰 때까지 잠이 들었다. 산타(サンタは,)는 그 후 심하게 열이 나서 3일 동안 잠을 잤다. 그러나 곧 예전보다 건강해져서 지금은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 산신령을 만나는 과정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p.110~112

 

“사장님, 혹시 씹히는 마을 말고 다른 곳에 살아보신 적 있으세요?” “장어 요리가 다르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사장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부로씨와 이와오씨가 「그렇다」 「그렇다」라고 맞장구쳤다. 「유키는 어려서 그렇다 해도, 요키는 너무 모른다. ” 삼나무 빼고는 무지하다 저기 시니어 아저씨들. 조용히 해 주세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내버려두고 사장은 깡통 뚜껑을 덮었다. 「도쿄에 산 적이 있다. 거기서 대학을 다녔어. 학생 신분이라 비싼 뱀장어는 먹지 못했지만 “그때 부인도 만났어”라며 요키가 활짝 웃는다. “네?” 나는 마하 3의 속도로 뇌 속에 있는 ‘감사리 마을 인물 관계도’를 떠올렸다. 「부인이라면 지금 부인?」 「그래요」 「부인의 여동생 나오키씨는, 나카 지구의 신사 근처에 살고 있잖아요」 「응.」 「그럼 이상하잖아요. 부인의 친정이 중구인데, 도쿄에서 만날 때까지 두 분이 몰랐다는 것이.」 「그렇지 않아」사부로 할아버지가 손을 흔들었다. 신사 근처의 집은 유코와 나오키의 조부모의 집이야. 두 자매는 도쿄에서 태어나고 자랐어」 「우연히 대학의 서클에서 유코를 만났다. ” 사장이 보충 설명을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 사람 어머니의 고향이 겨우 중구라는 것을 알았다. 중학교 때까지는 여름방학에 놀러 온 적도 있었다고 해.” “코딱지만한 우리 마을과 인연이 있는 여자를 도쿄에서 발견했어. 사장님은 참 여운이 좋으시다.” 요키가 다시 빙그레 웃는다. 「운명일지도 모른다」사장은 태연하게 흘려 듣는다. 그래서 친해졌어. 유코(優子)의 조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고, 중구의 집은 빈집이 되었지. 얼마 전에 그 집을 수리했는데, 작년에 교사 자격증을 딴 나오키가 이사 왔어. “그럼 나오키 씨는 혼자 사세요?” “응. 우리 집에서 같이 살자고 했는데.” 사장은 걱정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나오키(直樹)가 정말 특이한 여자라고 나는 생각했다. 보이는 것은 오직 산밖에 없고 밤이면 주변이 캄캄해지는 마을에 젊은 여성 혼자 산다니. 「두 사람이 결혼했을 때······」 이와오씨가 손가락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계속한다. 나오키는 아직 중학생이었다. 방학 때마다 마을에 놀러 왔잖아. 여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나봐. ” “여기가 마음에 드는지, 여기 사는 누군가가 마음에 드는지 모르겠지만” 요키가 세 번째로 활짝 웃었다. 혹시? 문득 뭐가 떠올랐다. 사랑에 빠진 남자의 직감이랄까? 머뭇머뭇 곁눈질을 하는데도 사장은 조용히 웃기만 한다. “어머, 벌써 다 팔렸어요?” 활기찬 목소리가 들렸다. 신사로 가는 길을 가득 메운 인파 속에서 유코와 나오키, 그리고 나오키와 손잡은 산타가 포장마차로 다가왔다. “올해도 못 먹었네.” “먹고 싶으면 빨리 와.” 사이좋게 대화를 나누는 사장 부부를 나오키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본다. 우와 내 직감 맞아? 그러나 사장과 나오키는 적어도 10살 이상 차이가 나고 누가 뭐래도 매형과 처제 사이다. 설마, 제발 아니라고 말해줘. 아니, 오히려 강하게 나가야 할 시점이 아닌가? 열심히해。 나오키(直木) 씨, 쓸데없는 사랑은 잊어주세요. 봐요, 더 멋진 남자가 여기 있잖아요! 이렇게 말할 수도 없고 사장님과 달리 나는 산도 없다. 하지만 산일은 할 수 있는 남자입니다. 아직 연수생 신분인데요? 안되겠지? 연수생이면. 하지만 그래도 장래성은 있어요. 아마도. 혼자서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나오키의 손에서 벗어난 산타가 종종걸음으로 걸어와 내 벨트를 잡아당긴다. 당기지 마. 잘 풀려서. 「있잖아, 유키」 「반말 아니야」 「유키씨」 「왜?」 「솜사탕 사줘」 내가 당신에게 왜? 이렇게 생각하며 내려다보니 산타가 기대에 찬 눈망울로 올려다본다. 어쩔 수 없다. 포장마차에 매달려 있었기 때문에 아직 축제의 전모를 볼 수도 없었다. 슬슬 돌아다녀볼까? -p.199~203 사장님 혹시 씹는 마을 말고 다른 곳에 살아보신 적 있으세요? 장어요리가 다르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사장님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부로씨와 이와오씨가 「그렇다」 「그렇다」라고 맞장구쳤다. 「유키는 어려서 그렇다 해도, 요키는 너무 모른다. ” 삼나무 빼고는 무지하다 저기 시니어 아저씨들. 조용히 해 주세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내버려두고 사장은 깡통 뚜껑을 덮었다. 「도쿄에 산 적이 있다. 거기서 대학을 다녔어. 학생 신분이라 비싼 뱀장어는 먹지 못했지만 “그때 부인도 만났어”라며 요키가 활짝 웃는다. “네?” 나는 마하 3의 속도로 뇌 속에 있는 ‘감사리 마을 인물 관계도’를 떠올렸다. 「부인이라면 지금 부인?」 「그래요」 「부인의 여동생 나오키씨는, 나카 지구의 신사 근처에 살고 있잖아요」 「응.」 「그럼 이상하잖아요. 부인의 친정이 중구인데, 도쿄에서 만날 때까지 두 분이 몰랐다는 것이.」 「그렇지 않아」사부로 할아버지가 손을 흔들었다. 신사 근처의 집은 유코와 나오키의 조부모의 집이야. 두 자매는 도쿄에서 태어나고 자랐어」 「우연히 대학의 서클에서 유코를 만났다. ” 사장이 보충 설명을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 사람 어머니의 고향이 겨우 중구라는 것을 알았다. 중학교 때까지는 여름방학에 놀러 온 적도 있었다고 해.” “코딱지만한 우리 마을과 인연이 있는 여자를 도쿄에서 발견했어. 사장님은 참 여운이 좋으시다.” 요키가 다시 빙그레 웃는다. 「운명일지도 모른다」사장은 태연하게 흘려 듣는다. 그래서 친해졌어. 유코(優子)의 조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고, 중구의 집은 빈집이 되었지. 얼마 전에 그 집을 수리했는데, 작년에 교사 자격증을 딴 나오키가 이사 왔어. “그럼 나오키 씨는 혼자 사세요?” “응. 우리 집에서 같이 살자고 했는데.” 사장은 걱정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나오키(直樹)가 정말 특이한 여자라고 나는 생각했다. 보이는 것은 오직 산밖에 없고 밤이면 주변이 캄캄해지는 마을에 젊은 여성 혼자 산다니. 「두 사람이 결혼했을 때······」 이와오씨가 손가락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계속한다. 나오키는 아직 중학생이었다. 방학 때마다 마을에 놀러 왔잖아. 여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나봐. ” “여기가 마음에 드는지, 여기 사는 누군가가 마음에 드는지 모르겠지만” 요키가 세 번째로 활짝 웃었다. 혹시? 문득 뭐가 떠올랐다. 사랑에 빠진 남자의 직감이랄까? 머뭇머뭇 곁눈질을 하는데도 사장은 조용히 웃기만 한다. “어머, 벌써 다 팔렸어요?” 활기찬 목소리가 들렸다. 신사로 가는 길을 가득 메운 인파 속에서 유코와 나오키, 그리고 나오키와 손잡은 산타가 포장마차로 다가왔다. “올해도 못 먹었네.” “먹고 싶으면 빨리 와.” 사이좋게 대화를 나누는 사장 부부를 나오키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본다. 우와, 내 직감이 맞아? 아니

이 책 속에서 이렇게 얽힌 사랑의 막대기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도 작가 특유의 유쾌함이 있고, 매형인 사장을 짝사랑하는 매제라는 키워드가 비윤리적이어서 좋았다. 사장과 결혼한 언니를 따라 시골뜨기 가무사로 자리 잡은 나오키는 사실 사장을 짝사랑하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때부터 왠지 시선이 가는 나오키를 짝사랑하는 유키까지 등장하고, 음… 나오키가 사장을 좋아한다는 것을 마을 사람들 모두 알고 지금은 유키까지 알고 있으니까··· 그런가 하면 매번 얼굴을 마주하면서 모른 척하고 아무렇지 않게 해야 하는 매형인 사장님과 누나 유코의 마음은 또 어떨지 모르겠다. 그러던 중 사장님과 유코의 외아들인 산타가 밝고 너무 귀여워! 「학생도 참가하는 거야?」 「어디예요?」 「아저씨의·····」 이야기를 멈추고, 입을 다문다. 아니, 아무것도. 어차피 학생들은 연수차 왔으니까 화가 난다. 오야마즈미라는 말이 나오면 한결같이 입을 다문다. 여전히 나는 외부인이다. 「 「학생」이 아니고, 유키입니다. 그리고 나오키 씨도 마을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건 그래” 나오키가 뺨을 일그러뜨리며 나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나는 학생들과 다르다. 죽을 때까지 마을에 있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끈질기게 학생이라고 부른다. 산일을 하면서 땀 흘리는 걸 무시당한 것 같아 더 화가 난다. 아, 사장님 때문이에요? ” 순간 나오키(直樹)의 표정을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 내 엉덩이를 걷어차고 싶다. 깜짝 놀라서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 굴욕과 치욕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 “학생과는 상관없잖아!” 나오키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내뱉으며 내 곁을 떠났다.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놀라 그 자리에 못박힌 나와 총총걸음으로 사라지는 나오키를 번갈아 바라본다.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어. 역시 나는 어른이 될 수 없다. 산타만도 못한 미성숙한 아이다. 지금까지 여자를 사귀어 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좋아한다고 고백한 적도 있고, 고백받은 적도 있고, 차가운 적도 있고, 차인 적도 있다. 그러나 이처럼 꼴불견으로 행동한 적은 없었다. 나오키 앞에 서면 아무리 사투리는커녕 내 고향 요코하마 사투리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 어깨를 늘어뜨린 채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나오키가 신사 쪽으로 향하는 걸음을 멈추고 이쪽으로 향했다. 왜 이러지? 생각하지만, 갈 때와 같은 팔짝팔짝 다가온다. 그러자 “자!”하며 들고 있던 금붕어 비닐봉지를 무뚝뚝하게 내민다. 반사적으로 받았어. “한 마리만 있으면 불쌍하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돌아선다. 학생에게 주는 것이 아니다. 시게 할머니에게 드려 이번에야말로 나오키는 정말 떠났다. 금붕어가 든 비닐봉지 2개를 들고 “좋아해요”라고 중얼거렸다. 물론 나오키의 귀에는 들릴 리가 없다. 그러나 나는 속으로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좋아해요.” 나는 나오키를 좋아한다. 만약 용서해준다면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않겠다. 그런 생각을 한 것은 맞지만 당시 내 머릿속의 절반은 남성에게 지배당하고 있었다. ‘설렘’이라는 정도를 넘어 좋아하는 마음과 하체가 빠르게 이어졌다. 아! 금붕어가 들어있는 비닐이 물컹물컹 맑은 소리를 낸다. 욕구불만일 수도 있어. 무엇보다 마을에는 아주머니 외에는 젊은 여성이 거의 없다. 그래서 나오키(直樹)가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집에 갈 생각은 없었지만 나는 축제 다음 날 사장님께 무리하게 부탁해 여름휴가를 받았다. -p.212215 이 책에서 이렇게 얽힌 사랑의 막대기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도 작가 특유의 유쾌함이 있고, 매형인 사장을 짝사랑하는 매제라는 키워드가 비윤리적이어서 좋았다. 사장과 결혼한 언니를 따라 시골뜨기 가무사로 자리 잡은 나오키는 사실 사장을 짝사랑하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때부터 왠지 시선이 가는 나오키를 짝사랑하는 유키까지 등장하고, 음… 나오키가 사장을 좋아한다는 것을 마을 사람들 모두 알고 지금은 유키까지 알고 있으니까··· 그런가 하면 매번 얼굴을 마주하면서 모른 척하고 아무렇지 않게 해야 하는 매형인 사장님과 누나 유코의 마음은 또 어떨지 모르겠다. 그러던 중 사장님과 유코의 외아들인 산타가 밝고 너무 귀여워! 「학생도 참가하는 거야?」 「어디예요?」 「아저씨의·····」 이야기를 멈추고, 입을 다문다. 아니, 아무것도. 어차피 학생들은 연수차 왔으니까 화가 난다. 오야마즈미라는 말이 나오면 한결같이 입을 다문다. 여전히 나는 외부인이다. 「 「학생」이 아니고, 유키입니다. 그리고 나오키 씨도 마을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건 그래” 나오키가 뺨을 일그러뜨리며 나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나는 학생들과 다르다. 죽을 때까지 마을에 있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끈질기게 학생이라고 부른다. 산일을 하면서 땀 흘리는 걸 무시당한 것 같아 더 화가 난다. 아, 사장님 때문이에요? ” 순간 나오키(直樹)의 표정을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 내 엉덩이를 걷어차고 싶다. 깜짝 놀라서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 굴욕과 치욕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 “학생과는 상관없잖아!” 나오키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내뱉으며 내 곁을 떠났다.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놀라 그 자리에 못박힌 나와 총총걸음으로 사라지는 나오키를 번갈아 바라본다.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어. 역시 나는 어른이 될 수 없다. 산타만도 못한 미성숙한 아이다. 지금까지 여자를 사귀어 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좋아한다고 고백한 적도 있고, 고백받은 적도 있고, 차가운 적도 있고, 차인 적도 있다. 그러나 이처럼 꼴불견으로 행동한 적은 없었다. 나오키 앞에 서면 아무리 사투리는커녕 내 고향 요코하마 사투리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 어깨를 늘어뜨린 채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나오키가 신사 쪽으로 향하는 걸음을 멈추고 이쪽으로 향했다. 왜 이러지? 생각하지만, 갈 때와 같은 팔짝팔짝 다가온다. 그러자 “자!”하며 들고 있던 금붕어 비닐봉지를 무뚝뚝하게 내민다. 반사적으로 받았어. “한 마리만 있으면 불쌍하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돌아선다. 학생에게 주는 것이 아니다. 시게 할머니에게 드려 이번에야말로 나오키는 정말 떠났다. 금붕어가 든 비닐봉지 2개를 들고 “좋아해요”라고 중얼거렸다. 물론 나오키의 귀에는 들릴 리가 없다. 그러나 나는 속으로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좋아해요.” 나는 나오키를 좋아한다. 만약 용서해준다면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않겠다. 그런 생각을 한 것은 맞지만 당시 내 머릿속의 절반은 남성에게 지배당하고 있었다. ‘설렘’이라는 정도를 넘어 좋아하는 마음과 하체가 빠르게 이어졌다. 아! 금붕어가 들어있는 비닐이 물컹물컹 맑은 소리를 낸다. 욕구불만일 수도 있어. 무엇보다 마을에는 아주머니 외에는 젊은 여성이 거의 없다. 그래서 나오키(直樹)가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집에 갈 생각은 없었지만, 나는 축제 다음 날 사장님에게 무리하게 부탁해서 여름휴가를 받았다.-p.212~215

옅은 푸른 하늘은 맑고 깨끗하다. 바람은 어느새 가을로 바뀌고 있다. 이제 강에서 수영할 수도 없어. 이윽고 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단풍으로 물들고 감도 붉게 익을 것이다. 산짐승들도 겨울 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노코가 우거진 수풀을 향해 수시로 짖고 있다. 둥글게 감긴 흰 꼬리가 풀숲 사이에서 조금씩 흔들린다. “노코, 알았으니까 그만해!” 요키가 녹나무 꼭대기에서 소리치자 노코는 조금 조용해졌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다니까. 그냥 놔두는 거야? ‘ 하듯이 앞발로 땅을 파헤친다. 그러다 이내 인내심이 떨어졌는지 다시 수풀을 향해 짖기 시작한다. 그놈은 사냥개의 피를 타고났다니까 요키는 노코를 진정시키는 것을 포기하고 녹나무 몸통에 등을 기댄다. 지면에서 30m 떨어진 곳인데도 마치 거실 소파에서 우아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나뭇가지 위에서 조심스럽게 자리를 고쳐 잡았다. 가능한 한 바로 아래를 보지 않는 것이 나무와 하나가 되는 요령이다. 높이를 실감하는 순간 이가 저린다. 산에 오면 톱이 눈에 확 띈다. 털이 유난히 하얘서요.” 감사리 마을에서는 개에게 샴푸 같은 것을 해주지 않는다. TV에 옷을 입힌 개가 나오자 요키는 배를 움켜쥐고 웃을 정도다. 노코도 와일드하다고 할까, 어쨌든 도시에서 낯익은 개에 비하면 솔직히 좀 더러운 편이다. 그러나 산에 오면 성스러울 정도로 하얗게 빛난다. 하얗고 똑똑한 개는 산에서 일할 때 매우 중요하다. 숲속에서도, 밤에도 아주 잘 눈에 띄거든. 내가 만약 작업 중에 사고를 당해 움직이지 못하면 노코의 흰 털을 보고 발견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응-.” 나는 감탄했다. 그렇게 앞으로의 일까지 예상하고 어느 개를 키울지 결정할지 몰랐다. 그런데 겨울에는 어떻게 해요? 눈이 오면 노코도 같은 색이잖아요 그때는 노코를 꼭 껴안고 체온을 나눌 수 있다. 나중에 먹어도 되고. 설마.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요귀는 비록 그 ‘후’라는 시기가 와도 결코 노코를 먹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오히려 자기 살을 빼서 노코한테 먹일 수도 있어. 노코를 사치스럽게 차려입지는 않았지만 요키만큼 개에게 애정을 쏟는 주인은 아마 없을 것이다. 산일을 하는 것과 개는 별개의 문제지만 언제나 일심동체다. 여귀와 능자가 나누는 시선에서 나는 그 사실을 느낄 수 있다. -p.223~225 옅은 푸른 하늘은 맑고 깨끗하다. 바람은 어느새 가을로 바뀌고 있다. 이제 강에서 수영할 수도 없어. 이윽고 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단풍으로 물들고 감도 붉게 익을 것이다. 산짐승들도 겨울 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노코가 우거진 수풀을 향해 수시로 짖고 있다. 둥글게 감긴 흰 꼬리가 풀숲 사이에서 조금씩 흔들린다. “노코, 알았으니까 그만해!” 요키가 녹나무 꼭대기에서 소리치자 노코는 조금 조용해졌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다니까. 그냥 놔두는 거야? ‘ 하듯이 앞발로 땅을 파헤친다. 그러다 이내 인내심이 떨어졌는지 다시 수풀을 향해 짖기 시작한다. 그놈은 사냥개의 피를 타고났다니까 요키는 노코를 진정시키는 것을 포기하고 녹나무 몸통에 등을 기댄다. 지면에서 30m 떨어진 곳인데도 마치 거실 소파에서 우아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나뭇가지 위에서 조심스럽게 자리를 고쳐 잡았다. 가능한 한 바로 아래를 보지 않는 것이 나무와 하나가 되는 요령이다. 높이를 실감하는 순간 이가 저린다. 산에 오면 톱이 눈에 확 띈다. 털이 유난히 하얘서요.” 감사리 마을에서는 개에게 샴푸 같은 것을 해주지 않는다. TV에 옷을 입힌 개가 나오자 요키는 배를 움켜쥐고 웃을 정도다. 노코도 와일드하다고 할까, 어쨌든 도시에서 낯익은 개에 비하면 솔직히 좀 더러운 편이다. 그러나 산에 오면 성스러울 정도로 하얗게 빛난다. 하얗고 똑똑한 개는 산에서 일할 때 매우 중요하다. 숲속에서도, 밤에도 아주 잘 눈에 띄거든. 내가 만약 작업 중에 사고를 당해 움직이지 못하면 노코의 흰 털을 보고 발견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응-.” 나는 감탄했다. 그렇게 앞으로의 일까지 예상하고 어느 개를 키울지 결정할지 몰랐다. 그런데 겨울에는 어떻게 해요? 눈이 오면 노코도 같은 색이잖아요 그때는 노코를 꼭 껴안고 체온을 나눌 수 있다. 나중에 먹어도 되고. 설마.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요귀는 비록 그 ‘후’라는 시기가 와도 결코 노코를 먹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오히려 자기 살을 빼서 노코한테 먹일 수도 있어. 노코를 사치스럽게 차려입지는 않았지만 요키만큼 개에게 애정을 쏟는 주인은 아마 없을 것이다. 산일을 하는 것과 개는 별개의 문제지만 언제나 일심동체다. 요키와 노리코가 나누는 시선에서 나는 그 사실을 느낄 수 있다. -p.223~225

그들의 직업이 임업이기 때문에 산에 대한 묘사가 아주 잘 나와 있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여끼의 눈으로 바라보는 감사리 마을의 산이 매우 아름답다. 자연의 무서움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순수하게 바라보는 산은 천연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아마도 요키도 신무리의 산과 마을,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매력에 빠진 것이 아닐까 싶다. 요키와 사장 부부의 어린 아들 산타 조합도 귀엽고 좋지만 요키와 요키의 애견 톱 조합도 굿이다. 비록 요키가 임업 외에는 별로 잘난 것도 없고 여자와 노는 것도 밝히지만 노코에 대한 애정은 진심이다. 산불 발생 후 달라진 것은 노코뿐만이 아니었다. 나를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도 조금 달라졌다. 물론 지금까지 대다수 어른들은 나를 ‘정상’으로 받아들였지만, 외부인을 대하듯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도 분명히 있었다. 말하자면 야마네 아저씨 같은 사람이다. 그런데 산불이 났을 때 나의 활약이 보람 있었는지 야마네 삼촌의 태도가 부드러워졌다. 길에서 마주쳐도 인사를 받아준다. 인사라고는 하지만 제가 “안녕하세요”라고 하면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다. 예전에는 완전히 무시당했다. 야마네 아저씨가 처음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반응을 보이자, 「이제 겨우 다루기 어려운 야생 원숭이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라는 느낌이 들어서 속으로 좋아했다. 점심 휴식 때 햇볕이 좋은 경사면에서 그 말을 하자 암남 아저씨가 웃으며 말했다. 원숭이라고? 나쁜 놈’ ‘듣고 보니 그럴듯한 비유네’ 요키가 이상하게 내 편을 들어준다. 나무 그늘에서 소변을 보던 사부로 씨가 지퍼를 올리고 자리로 돌아왔다. “산불이 났을 때, 유키도 힘들었어. 어린 놈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게 아니야.” 사부로 할아버지에게는 야마네 아저씨조차 ‘어린 놈’이다. “어쨌든 유키가 축제에 참가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향해.” 사장이 노코에게 비엔나 소시지를 주며 말했다. 마을은 요즘 동산 즈 축제 준비로 조용히 흥을 돋웠다. 대산주가 무엇인지, 어떤 축제인지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였지만 매일같이 마을 어딘가에서 하나님을 모시는 행위가 행해졌다. 그들의 직업이 임업이기 때문에 산에 대한 묘사가 아주 잘 나와 있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여끼의 눈으로 바라보는 감사리 마을의 산이 매우 아름답다. 자연의 무서움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순수하게 바라보는 산은 천연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아마도 요키도 신무리의 산과 마을,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매력에 빠진 것이 아닐까 싶다. 요키와 사장 부부의 어린 아들 산타 조합도 귀엽고 좋지만 요키와 요키의 애견 톱 조합도 굿이다. 비록 요키가 임업 외에는 별로 잘난 것도 없고 여자와 노는 것도 밝히지만 노코에 대한 애정은 진심이다. 산불 발생 후 달라진 것은 노코뿐만이 아니었다. 나를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도 조금 달라졌다. 물론 지금까지 대다수 어른들은 나를 ‘정상’으로 받아들였지만, 외부인을 대하듯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도 분명히 있었다. 말하자면 야마네 아저씨 같은 사람이다. 그런데 산불이 났을 때 나의 활약이 보람 있었는지 야마네 삼촌의 태도가 부드러워졌다. 길에서 마주쳐도 인사를 받아준다. 인사라고는 하지만 제가 “안녕하세요”라고 하면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다. 예전에는 완전히 무시당했다. 야마네 아저씨가 처음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반응을 보이자, 「이제 겨우 다루기 어려운 야생 원숭이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라는 느낌이 들어서 속으로 좋아했다. 점심 휴식 때 햇볕이 좋은 경사면에서 그 말을 하자 암남 아저씨가 웃으며 말했다. 원숭이라고? 나쁜 놈’ ‘듣고 보니 그럴듯한 비유네’ 요키가 이상하게 내 편을 들어준다. 나무 그늘에서 소변을 보던 사부로 씨가 지퍼를 올리고 자리로 돌아왔다. “산불이 났을 때, 유키도 힘들었어. 어린 놈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게 아니야.” 사부로 할아버지에게는 야마네 아저씨조차 ‘어린 놈’이다. “어쨌든 유키가 축제에 참가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향해.” 사장이 노코에게 비엔나 소시지를 주며 말했다. 마을은 요즘 동산 즈 축제 준비로 조용히 흥을 돋웠다. 대산주가 무엇인지, 어떤 축제인지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였지만 매일같이 마을 어딘가에서 하나님을 모시는 행위가 행해졌다.

 

 

유키뿐만 아니라 감사리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개개인 얼마나 개성이 강한지 모른다. 주인공의 내면을 섬세하고 따뜻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0년 서점 대상 후보에도 올랐다고 한다. ‘자연’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점점 성장하는 유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작가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외할아버지가 소설의 무대인 미에 현에서 임업에 종사하고 어릴 때부터 100년 뒤 팔릴 나무를 키운다는 것은 어떤 일일까 생각하며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역시 진짜 이야기꾼들은 생각하는 것도 남다른 것 같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부 미야자키 하야오 씨가 책을 영화화하고 싶다고 극찬해 일본에서 더욱 화제가 되고 NHK 라디오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인기리에 방영됐다는데 드라마가 어땠는지, 소설 속 캐릭터들을 어떻게 사실적으로 어떤 배우가 연기했는지도 궁금하다. 오랜만에 미우라 시온씨의 다른 소설도 읽고 싶어졌다. #감사리 숲의 한가로운 나날 #미우라시온 #미우라시온소설 #알에이치코리아 #미우라시온장편소설 #일본소설 #성장소설 #일본문학#드라마소설#일본서점대상작품 유키뿐만 아니라 감사리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개개인 얼마나 개성이 강한지 모른다. 주인공의 내면을 섬세하고 따뜻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0년 서점 대상 후보에도 올랐다고 한다. ‘자연’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점점 성장하는 유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작가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외할아버지가 소설의 무대인 미에 현에서 임업에 종사하고 어릴 때부터 100년 뒤 팔릴 나무를 키운다는 것은 어떤 일일까 생각하며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역시 진짜 이야기꾼들은 생각하는 것도 남다른 것 같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부 미야자키 하야오 씨가 책을 영화화하고 싶다고 극찬해 일본에서 더욱 화제가 되고 NHK 라디오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인기리에 방영됐다는데 드라마가 어땠는지, 소설 속 캐릭터들을 어떻게 사실적으로 어떤 배우가 연기했는지도 궁금하다. 오랜만에 미우라 시온씨의 다른 소설도 읽고 싶어졌다. #감사리 숲의 한가로운 나날 #미우라시온 #미우라시온소설 #알에이치코리아 #미우라시온장편소설 #일본소설 #성장소설 #일본문학#드라마소설#일본서점대상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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